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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 해야만 한다 <허삼관 매혈기>

서평 2011/02/25 14:55 Posted by angryinch


아 어떡하지;;;;;
음. 일단. 암튼..


이 작품은, 문화혁명기 중국을 배경으로 피를 팔아 살아가는 가장 ‘허삼관’의 이야기다.
이 말 하나만으로도 뭔가 뜨거운것이 올라올 만하다.
단 몇작품으로 세계가 사랑하는 중국의 대표 작가가 되었다는 ‘위화’의 작품.

가족을 위해 무엇이든 하는 아버지의 모습, 가족에게 닥치는 고비들을 그때그때 큰 돈과 바꿀 수 있는 ‘매혈’로 버텨가는 가난한 아버지의 이야기.
이 아버지는 피를 팔기 전 양을 불리기 위해 차가운 얼음물이라도 몇 대접씩 배가 터지도록 마시고(과학적으로 따지진 말자),
피를 팔고나서야 겨우 돼지간과 황주 두냥을 먹을 자격을 스스로에게 주는 사람이다.

허삼관은 거친 입으로 내내 육두문자를 내뱉지만 언제나 그건 말에 그칠 뿐 마음은 더없이 여린 남자이며, 세 아들 중 자기 자식이 아니란게 밝혀진 장남을 위해서까지 목숨을 걸고 피를 파는 사람이며, 가족끼리도 비판투쟁대회를 열어야했던 그 시절 어머니의 부정을 부끄러워하며 비판하는 자식들에게 자신의 부정을 스스로 드러냄으로써 아내를 보호하는 남편의 모습까지 보여준다.



그런데, 작가는 이 ‘허삼관’을 흠결없이 존경할 만한 어쩌면 비현실적인 아버지의 모습으로 그리지만은 않는다.
그는 장남 일락이가 자기의 자식이 아님을 알고 피를 팔아 가족에게 국수를 먹이러 가는 길에 일락이만 버리기도 하고, 바람 피운걸 덮기 위해서도 피를 팔며, 두 아들에게 자라서 장남의 친아버지네 두 딸을 강간해버리라는 말도 하는 등, 비루한 모습도 함께 가지고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하나로 그리는 것이다.


줄거리만 보면 더이상 신파적일수가 없는데 이 모든 가슴절절한 이야기들을 심각하지 않게 해학적으로 표현해내는 위화의 스타일은, 우리에게 희극적으로 표현된 비극이야말로 가장 진한 눈물을 남길 수 있음을 일깨운다.

피는 극단적이다. ‘매혈’은 그 어떤것 보다도 극적인 소재가 된다.
몸이 아픈 장남 일락이를 위해, 한번 매혈 후엔 적어도 석달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규칙따윈 무시한채 도시를 옮겨다니며 피를 파는 모습은 부모의 위대함을 단숨에 대변해버린다.
허삼관은 자신의 피를 죽은피라며 더이상 필요로 하지 않는 노년에 이르러서야 처음으로 ‘자신을 위해’ 피를 팔러 간다.
이 마지막 장면은 이 소설의 마무리로 성공적이다.


이상. 여기까지가 이책을 읽는동안 머리로 이해하여 스스로에게 강요한 감상이다.

이런 감상으로 감동하여 그 시절 중국을 상상해보고 내 아버지를 생각해보고 가족의 의미를 생각해보고 등등. 그래야 한다는걸 머리론 알겠다.

그런데.
한마디로 이 책이 정말 재미없었다.
몇시간에 끝냈으니 진도는 정말 빠른데 짜증이 많이 났다.
솔직하게 말해, 감동도 거의 없었다. 허삼관의, 문자 그대로 피나게 고단한 삶에서 연민과 감동을 느껴야 하는거라면, 내 아버지도 그 정도의 고단한 삶은 사신 분이라고 말하겠다.

말했듯이, 피는 극단적이라 이 소설의 제목만으로 구매욕을 당기는 충분한 역할을 한다.
허삼관이 판 것이 피가 아니었다면 그 외엔 남아있을게 없다. 스토리는 취향이 아니지만 필력이 훌륭하다던가 이루는 에피소드는 마음에 안들지만 전체적으론 큰 메시지를 남긴다던가 말이다.

중국 사람들을 그린 작품들 특유의 시끌벅적한 스타일이 내겐 정말 맞지 않고, 이 작가의 작품이 처음이라 싸잡아 말할 수는 없지만 이 사람의 글을 더 보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다.
해학적이라고 하는데, 그런 해학을 전혀 느끼지 못했고(휴머니즘은 약간 느꼈음ㅋ) 유머는 유치했으며 (아니, 세 아들의 이름이 일락이, 이락이, 삼락이라는것에까지 폭소를 터뜨려야 한다고 강요한다) 표현력에서도 세계적인 글쟁이의 힘은 (중국어를 마스터해 원문으로 읽지 않는 이상)전혀 느낄 수 없었다.
(건방지게도, 나도 소설 써야겠다!는 용기를 얻기까지 했다능;;;)


이럴때 참 혼란스럽다.
하나같이 감동받았으며 울다웃다를 반복했다는 감상들 뿐인데, 내겐 무슨 문제가 있는걸까?하하하;;;

허삼관 매혈기, 제목 참 훌륭하고 표지도 예쁘다.
이 책 읽으면서 짜증이 왕창 났다는 사람을 만나 돼지간을 안주삼아 황주를 마시고 싶다.


+ 장이모의 <인생>이 이 작가의 전작을 원작으로 했단다. 허삼관 매혈기도 영화로 만든다면 연출자의 역량에 따라 이 텍스트와는 크게 다를 수 있겠다는 느낌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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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삼관 매혈기 - 2점
위화 지음, 최용만 옮김/푸른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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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면.
훌륭한 책 + 구린 번역. 되겠다.

번역이 구리다는건 물론 조심스럽다. 원서와 하나하나 비교해본것 아니니까 증거가 없다.ㅎ
하지만 심심찮게 튀어나오는 맞춤법 오류, 문장구조 오류들 때문에 읽는 내내 전체 번역을 싸잡아 의심하며 읽을 수밖에 없게 한 죄가 있다 하겠다.
(중반 이후부터는 순간순간 집중이 안됐다. 어느새 틀린 맞춤법, 앞뒤 안맞는 문장 잡아내고 있는 나를 문득문득 발견!ㅠ)
맞춤법은 단어 단위의 얘기인데 그거 좀 틀렸다고 해서 번역이 엉망이라고 할 수 있냐.싶을지 모르나,
글쟁이라면 맞춤법 병은 '기본'으로 앓는 수순일텐데, 그걸 뛰어넘고 훌륭한 문장으로 직행할 수는 없을거란 생각에 오역을 의심하는 것이 자연스러운거라 본다.
뭔가 자연스럽지 않은 문장이 나올때마다 내 이해력을 저주하던것에서 번역을 의심하는 쪽으로 옮아가는 찝찝함이 내내 따라다녔던거다.

군대,전쟁 전문용어들이 많긴 하지만 그다지 길지 않고 담백한 문장들로 돼있기 때문에 원서로 보는것이 심하게 힘든 책은 아닐것 같으니, 여러분들은 시도해보시기 바란다.



이 책 또한, 뭐 어쩌다 위시리스트에 처넣어논건지 기억나지 않지만. (넣기만 하고 빼질 않는게 한심해서 표현이 격해짐)
지금 보니 우.리.나.라.에.선. 꽤 숨은 걸작인가보다. (서점사이트에 별점이나 리뷰 등등이 거의 없는걸로 봐서)
인간성 상실, 제국주의 전쟁의 대표인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경험을 정말 처절하고도 심감나게 그렸다.
자신이 속했던 알파중대 대원들 개개인과 그들이 사랑한 사람들, 그리고 '그들이 가지고 다닌 것들'과, 자신이 죽인, 수학을 좋아했을것 같은 젊은 베트콩, 아홉살에 죽은 첫사랑 이야기로 좁혀 그것들을 통해 베트남전쟁을 고발하는..
전쟁이 왜 shit인지에 관한 친절한 예가 돼주었다. 지극히 개인적이어서 더욱 진실한.

이 책은, 단편들을 하나로 묶은건데 그 묶음 전체를 볼때 연대기적 구성이 아니라서 스펙타클하다.
전우의 죽음을 아프게 묘사한 챕터 이후에 그 전우와의 내밀한 에피소드를 묶었으니, 짠해 미치겠는거다.
이런 식으로 뒤의 단편이 앞의 어느 단편을 설명해주는 구조, 어린시절의 마을을 참혹한 전장과 뒤섞어버리거나 22살의 자신과 43살의 자신을 또 섞어버리는 식이라서 영화를 보는것 같다.

음.그런데.  내용에 몰입될수록 이 책이 소설이라는것에 더 신경이 쓰인다.
작가가 참전군인이었던건 사실이고 내용도 1인칭이며, 그리고 그게 바로 감동의 원천인데, 그런데 장르가 '소설'이라니.
물론 이런걸 '자전적 소설'이라고 하지만 다른 어떤 그것들 보다도, fact의 비중이 엄청나게 중요하게 느껴지는데, 가장 비극적이었던 전쟁을 그리고 있으니 그만큼 진지해야 하는데다 무지하게 빨려들어가는 스토리이다보니 이래놓고 그부분 허구였어.한다면 가만안둬.일케 되는거다.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허구가 얼마만큼 덧칠돼 있는지를 알 수 없고, 가끔은 눈물까지 핑 돌게 되면, 부분부분 허구일 수 있다는 생각을 거부하게 된다. 나는 이 이야기들의 작은 일부라도 허구일 수 있다는 그 사실에 점점 더 예민해졌는데, 그만큼 휘말려버렸단 얘기다.

동시에.

작가는 이 '소설' 속에서
"소설 속에서 그 대목은 내가 일부러 꾸며낸 것이었다"
라고 말하기도 하고, 이 책 중엔 [소설이었다면]이나, [전쟁 이야기를 사실대로 말할 수 있을까]라는 챕터도 있으며,
"이야기는 그럴 듯하게 만드는 것이다. 내가 결코 본 적이 없는 것을 나는 볼 수 있다" 라거나,
캐슬린이 물을 수 있다.
"아빠, 진실을 말해주세요.누군가를 죽였지요?"
그러면 나는 정직하게 말할 수 있다.
"물론 아니란다."
또 정직하게 말할 수 있다.
"그래. 죽였단다."
라고도 말한다.

그래서 책을 덮고 나면, 더이상 따지고 싶지 않다.
작가는 오히려 전쟁은 이렇게 믿을 수 없는것, 자신의 경험조차도 믿을 수 없는것, 참전자들의 입을 통한 전쟁 이야기를 믿는 우리를 조심시킨다.
"전쟁 이야기를 재미있는 영웅담이나 아주 조금이라도 교훈적인 이야기라고 느낀다면 당신은 아주 낡고 무서운 거짓말의 희생양이 되는 것이다. 전쟁 이야기에는 진실이 없다."
그래, 차라리 허구였으면.. 하게 되는거다.
전쟁의 본 모습은 '지옥'이라는 표현으로도 부족한, 바로 이런 허구같은 것일테다. 경험하지 못한 사람의 '판단' 자체가 오만일것이다.


징집 통지를 받고, 이 명분없는 전쟁에 나서야 하는 22살 청년의 고통을 그린 대목에서(실제로 캐나다 국경으로 도망을 간다) 어찌나 실감이 나던지, 지금 군복무중인 죄없는 우리나라 군인들을 보는듯해서 정말 가슴아팠다.
"나는 법이 있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당신들이 전쟁을 지지한다면 당신들이 그 가치를 생각한다면, 그것은 좋다.
그러나 당신들은 이 경우 당신들의 소중한 피를 대납해야 한다. 당신들은 당신들의 아내, 아이들, 혹은 사랑하는 사람들 데리고 전장으로 가야한다. 그게 법이라고 생각한다."
전쟁을 일으키는 자들은 소수이고, 그리고 전쟁터엔 그들은 없다.



+ 가장 절절했던 에피소드
챕터별 주인공(흠 너무 소설적으로 말하니 미안함ㅠ) 중에, 여자친구로 전장에 헬기를 얻어타고 위문 왔다가 전쟁의 광기에 빨려들어 망가져버린 매리 앤의 이야기는 아..정말이지..
커츠 대령을 딱 떠올리는 이 섬찟한 이야기는 사실이어야 하고 동시에 허구여야 했다.
킬고어 같은 인물도 하나 나오고, 참 여러모로 지옥의 묵시록과 겹친다.


+ 맞춤법 교정
(63p) 강아지에게 플라스틱 수저로 밥을 먹이고.. (수저→숟가락) 숟가락으로 밥주고 젓가락으로 반찬줬니?아놔;;
(116p) 주파수가 틀려. (틀려→달라)
(139p) 분위기를 띠우기 위해 (띠우기→띄우기)
(168p) 장담하건데→장담하건대
(206p) 갈 곳이 없었음으로 →없었으므로
(288p) 나는 눈에 띠지 않는 →띄지
더는 없었음 싶네;;;

+ 어색한 문장
(36p) 순전히 가볍고 편안함을 위해서 그들은 비상식량을 던져버리고...
(91p) 아마도 이제 당신은 왜 내가 전에 이 이야기를 하지 않은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다.
(95p) 우리의 삶을 완벽한 침묵으로 지켜보면서 선택을 하게 하기도 하고 실패를 하게 하기도 하는 것처럼. (틀리지 않았지만, 지나치게 정확;;; '선택을 하게도 하고' 정도가 나을듯)
(202p) 그가 해야 할 것은 샐리의 집 앞에서 멈추고 그의 새로운 시간 계측법으로 그녀를 감동시켜야겠다고 생각했다.
이것 외에도 틀리진 않았지만 아름답지(?) 못한 문장들이 꽤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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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가지고 다닌 것들 - 8점
팀 오브라이언 지음, 김준태 옮김/한얼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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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강윤혁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이 좋습니다. 구독합니다 ^^

    2011/02/09 23:05



회사가 강제로 읽힌 책인데도, 독후감을 쓰고싶을 만큼 훌륭하다.
이게 얼마나 좋았단 의미인진 스스로도 모르겠네ㅋ 하여간 당분간은 일에 관련된 책은 가까이 하고 싶지 않았거든.

예고도 없이 받아들다보니 대체 어떤 장르인지 저자는 어떤 사람인지 뭘 말하려는 책인지 전혀 모른채였다.
(내가 직접 책을 고를때도 남의 서평을 여러개 읽어보거나 별점에  꽂히거나 하진 않지만) 이렇게 완전네버전혀 모른채 무작정 뛰어드는 경우가 두세번은 있었는데 이런식으로 책을 시작하는 마음도 매번 꽤 설레고 흥미로웠다.

<아웃라이어>처럼, 이 책도 제목만으론 도무지 짐작이 안되는 책이라, 조금씩 느낌이 오는데까지 오래걸렸다;;
(번역판 제목을 참 잘 지은것 같다)
소제목이 아주 짧게짧게 돼있는데, 그 단락단락이 재미있지만 전체적으론 뭔 소릴 하려는 책인지 파악이 안됐다고할까. 뭐 대략 20장은 넘어서야 조금씩 감이 왔을 정도다.


책의 내용을 이딴식으로 압축하는걸 안좋아하고 어려워하지만, 뭐 간단히 표현해보자면.
세상이 얼마나 변했는지, 예전에는 생각할 수도 없었던 대중행동들이 어떤 방식으로 일어나고 있는지, 그 속에서 소셜 도구들의 역할은 무엇인지를 우리가 아는 풍부한 실례를 들어 얘기하는 책이다.


주로, 마케팅이나 심리학 책을 두고 '이 책 좋다, 맘에든다'라고 말하게 되는건,
- 내가 몰랐던 사실을 새로 알려주는 경우.라기 보다는
- 생각해보면 나도 경험으로 이미 알고 있었지만 설명할 수 없이 뒤죽박죽이던 것을 깔끔히 정돈된 이론으로 '표현'해줄 때.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역시 '훌륭하다, 재밌다, 좋다'라고 말하게 되는것도 이런 이유인것 같다.

위키피디아, 플리커, 페이스북, 트위터, 블로그 등등의 '소셜 도구'들을 나도 사용하고 있고, 당연히 그 사용법과 작동원리를 알고 있으며, 어떤식으로 네트워킹 되는지, 무슨 생각으로 만들었는지도 대략 아는것 같고, 이런 도구들이 새로운 역할을 하여 세계적으로 대단한 사건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또, 대부분의 블로거들이 블로그질을 하는 중에 스치듯이라도 이런 생각을 해봤을거다.
- 블로그는 과연 일기장인가 미디어인가.
- 같은 주제를 비슷한 수준(?)으로 얘기하고 있을 때, 언론사에 속해있는 블로거와 백수 블로거의 차이는 무엇인가.
- 이런 도구들이 널린 세상에서 '기자'의 기준은 무엇인가, 설마 언론사의 4대보험? 그건 너무 웃기쟎아.
- 전문가와 비전문가의 기준은 무엇인가.
- 지금 이 독후감도 맨 밑에 바이라인만 넣으면 기자가 쓴것 같지 않아?  (건 아니라고?ㅋ)

그리고 트위터류를 쓰면서도.
- 이게 진정 소셜 도구의 미덕이라고들 하는 '양방향' 맞아?
- 유명인들이 맞팔 해주는게 과연 진정한 소통의 의지야? 아님 오히려 모든이를 무시하겠단거야?
등등.

이런 얘기들을 체계적으로 하는데, 머리속이 막 수납&분리수거되는 느낌이다. 후련해진다. (물론 뭐라고 정답을 얘기하진 않는다. 정답이 없으니까.)
특히 위키피디아의 탄생 얘기에 정말 소름이 쪽쪽 돋는데, (그리고 리눅스 얘기!)
'위키피디아는 누구나 쓰고 수정하고 삭제까지도 할 수 있는 소셜 백과사전이다.'라는 정의을 알았을때 '음 어떻게 그게 가능하지? 인간 본성은 악인데(!!) 제대로 된 정보가 쌓일 수 있을까? 엉터리 자료를 올리거나 삭제해버리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아주 잠깐은 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오늘날 나부터도 하루에 열댓번은 위키피디아 검색결과를 믿고!활용하고 있는데다, 보아하니 이게 어쩜 이리도 잘 돌아가고 있는지, 생각해보면 정말이지 신기하기가 우주에 닿을정도인데 이 책이 납득시켜준다.

하여간 허섭하나마 웹기획자로서, 또한번 좌절의 순간.
위키피디아는 그 속에 구현된 기술이 문제가 아니라 이건 온전히 인간 심리를 다루는 문제이며, 그걸 파악한 지미 웨일스와 래리 생거는 진정한 천재로군.
'기획'하라면 UI나 고민하고 앉은 나는 언제나 이런 고도의 인간심리조종술이 투영된, 이렇게 이전과는 '근본적으로 완전히 다른' 도구를 만들 수 있을까.하는 처절한 자괴감ㅠ


주옥같은 문장들이 곳곳에 있는데 짧게 잘라낼 수 있는 몇개 발췌.

우리는 대개 조직이 조율되지 않은 그룹보다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고 여긴다. 조직이 직원들을 감독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드러난 상황으로 보면 느슨한 관계로 맺어진 그룹이 그 어떤 조직보다도 더 효과적으로 일을 완수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도서관 사서나 프로그램 편성자처럼 희소성 때문에 생긴 업종인 경우, 그 희소성이 사라졌을 때 그것을 가장 늦게 깨닫는 사람도 바로 그 전문가들 자신이다. 이들은 자신이 경쟁에 직면해 있음을 깨닫는 순간, 퇴출을 앞두고 있음을 알게 되곤 한다.

전문가의 자아 개념과 자기 방어는 평상시에는 유용하지만, 혁명의 시대에는 단점이 된다. 전문가로서의 자기 직업에 닥친 위협만 걱정하기 때문이다. 그런 위협은 사회에 대한 위협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방대한 양의 개인적인 글, 자기들끼리만 재미있어 하는 사진, 조악한 동영상 등을 보다보면, 옛날 희소성의 세계가 단점은 좀 있었을지 몰라도 최악의 아마추어 작품들은 안볼 수 있도록 해준 게 고맙다고 생각하기 쉽다. 쓰레기를 배터지게 먹으나 쫄쫄 굶으나 괴롭기는 마찬가지 아닌가?

'명성'이란 태도의 문제도 아니고 기술이 남긴 유물도 아니다. 명성이란 들어오는 관심과 나가는 관심 간의 불균형에 불과하다. (중략) 오프라의 메일 주소는 공개되는 즉시 무용지물이 되고 말 것이다. 유명인들은 이런 사회적 제약으로 인해 양방향 매체일 때도 일방적 패턴을 따를 수밖에 없다.

우리에게 익숙한 세계는 작은 일은 사랑 때문에, 큰 일은 돈 때문에 이뤄지는 세계였다. 사랑은 사람들에게 빵을 구울 동기를, 돈은 사전을 만들 동기를 부여하는 식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사랑 때문에도 큰 일을 할 수 있는 세상이 됐다.

기술이 평범해지고, 그 다음엔 사방에서 볼 수 있을 정도로 흔해지고, 마지막으로 너무 깊숙이 퍼져 있어 눈에 안 보일 정도가 돼야 비로소 심오한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다.

우리가 선호하는 공평함에는 합리적인 면보다는 감정적인 면이 더 크게 작용한다는 뜻이다. 이는 비금전적 동기에 의존하면 다양한 수준의 참여가 이루어지는 더 관용적인 시스템을 만들 수 있음을 의미한다.

실패를 정상으로 받아들이는 서비스들은 노력의 대부분을 성공시키려 애쓰는 조직들은 근처에도 가지못할 가치를 창출해 낸다.

일반인에게는 위키피디아가 참고문헌을 만드는 작업처럼 보이지만, 실은 논쟁을 주요 용도로 하고 있다. 위키피디아에 있는 글들은 그 논쟁의 잔재로, 더 이상 아무도 이견을 내지 않게 된 결과물인 것이다.

조금이라도 중요한 실험이라면, 그 실험이 실패하길 바라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다. 그런 유저들에 대한 방어막을 갖춘 시스템만이 살아남아 번성할 수 있다.

이야~~~~~ 전문가가 아니라서 다행이다!! -_-


암튼, 냉정해서 매력적인 책, 앞으로 살 날이 20년 이상 남았다고 생각하는 모든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이다.
끝! 


ps.
제목으로 붙인 "촛불의 배후가 궁금하다면!" 은, 진짜로 내가 생각해서 붙인 제목임을 밝힌다ㅋ 왜냐면.
책 앞뒤 표지에 무슨 글자들이 빽빽한데, 일부러 읽지 않고 시작했고. 이제서야 뒷표지를 보니 많은 언론사들의 짧은 서평이 꽉 있는데, 그 중에 오마이뉴스가 써논 서평과 겹치더라. 진짜 놀랐음!
"촛불의 배후를 못내 궁금해하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권해 주고 싶은 책이다. - <오마이뉴스>"

정말 포인트를 가장 잘 잡은 단평이다.
이 책을 읽고나니, 이명박은, 배후가 있지 않고서는 대중들의 그런 집단행동은 결코 일어날 수 없다고 진정으로 믿을것 같기도 하다. 누가 좀 보내줘봐. 이론으로 알게된다해서 느끼는바가 있을랑가 모르겠다마는.


끌리고 쏠리고 들끓다 - 8점
클레이 서키 지음, 송연석 옮김/갤리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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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서점 고맙다.
내 나름, 영화와 십수년을 보내면서 꼭 보고싶었던 책이었는데 중고로 구할 수 있었다.



저예산 독립영화의 대부라 불려 온 로저 코먼이, 60~80년대 미국의 독립영화계에서 300편의 영화를 제작하고 그 중 280편에서 이익을 남긴 지독한 영화제작자로서의 문제해결 능력과 기막힌 노하우를 들려준다. 그저 대단한 사람이라고 밖에 말할 수가 없다.
이 자서전은 영화산업에만 해당되는 얘기가 아니고 효율성, 경제성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지금에도 딱 들어맞아서, 경영자건 노동자건 영화에 관심이 있건 없건 다양한 사람에게 많은 혜안을 남긴다.

조금 마뜩잖은 일이라도 흥행성을 좇아 지속적인 수익을 내면서, 그걸 바탕으로 수익을 생각지 않아도 되는 좀더 고차원적인(?) 일을 하며 사는 것. 이게 내가 원하는 궁극의 삶이라고 볼때, 로저 코먼의 사고방식과 추진력은 가히 숭배할 만하다.


'순수예술'이라는게 있을까.
자기 마음에 쏙 드는 그림을 그려서 집에 두고 혼자 볼때만 순수예술의 가치를 유지할 수 있다고 본다. 누군가에게 보여주려는 순간 흥행의 꾐에서 완전히 자유롭기가 어려워진다.
그렇다면 영화는 태생부터 순수예술일 수는 없었고, '상업영화'와 '예술영화'를 구분하려는 것도 언제나 우스웠다.

다만 '독립영화'를 얘기할 수 있을텐데, 정말 자기 돈으로 자기 마음대로 만들고, 고용한 스탭들에게 임금도 제대로 지불할 수 있으면 '독립영화'라고 할 수 있을것이고, 로저 코먼은 그야말로 '독립영화'를 만들어 온 사람이다.
그런 '독립영화'를 계속 만들 수 있으려면 예산을 철저히 아껴야했고, 완벽히 계획적인 시간 활용을 해야했고, 배급사의 선수금을 받고서야 제작에 들어가는 철칙을 지키는 등 가장 안전한 제작을 해야했다.
정말로 완벽히 효율적인 투자를 한 지독한 장인이다.

로저 코먼이 제작한 당시 영화들은 꼼수 투성이에 조악한 화면에 때론 앞뒤가 맞지 않는 스토리까지 모두 갖췄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누구도 그를 비난하기 힘들어진다. 내가 당시의 관객이었다 해도 그렇게 대충 만든 영화로 내 돈을 갈취했다는 생각은 들지 않을 것이다. (영화를 팔기 위해, 실제 영화에 나오지 않는 장면들로 예고편을 만들기까지 했다. 흠;;; 근데 그 예고편에 낚인 관객들 중 누구도 그걸 문제삼지 않았단다. 못 알아차린거지ㅎ)

극소의 비용과 편당 1,2주의 기간으로 그렇게 졸속으로 찍어내듯 만들었지만, 그의 영화들은 전작을 관통하는 주제를 가졌고 독창적인 시도를 한 영화로 평가받았다. 돈을 아끼기 위해 특수효과에도 많은 도전을 했다. (제임스 카메론이 로저코먼 사단 출신)
또, 그가 100% 지분을 가진 독립영화 배급사인 뉴월드 픽처스는 수십년간 이런 '초저예산 흥행용 졸속 영화'를 만들어왔지만, 그렇게 번 돈을  펠리니나 잉마르 베리만 같은 외국 거장의 예술영화를 배급하는데에 사용했으니 누가 그를 비난할 수 있을까.
그의 생각은 이렇다. "<터미네이터2>는 1억달러를 어디에 썼는지 영화를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기술적으로도 대단하다. 내가 반대하는 것은 두 배우가 앉아서 대화하는것이 전부인 영화에 60만 달러를 쏟아붓는 영화제작이다."
정말 솔직하고 분명하고 깔끔하다.


이 책은. 정말 재미있다.
그가 제작비를 아끼기 위해 어떤 식의 촬영을 했는지에 관한 수많은 에피소드들에 감탄하며 배꼽을 잡게 된다.
영화에서처럼 글속에 드러나는 대단한 유머감각도 책장을 마구 넘겨준다.
그에 대한 많은 배우, 감독들의 코멘트도 흥미롭다.
그리고...
배급사를 차려 성공하고 또 매각하게 된 소회와 기업공개에 관한 신념, 안전만을 추구하다가 <이지라이더> 제작을 놓쳐버린것에 대한 후회, 자꾸 과격하고 반체제적인 독불장군이 돼가는 자신을 솔직히 평가하는 대목에선 인간미가 전해진다.

정말 멋진 사람, 훌륭한 책이다.
책 표지 귀퉁이에 씌인 "Art + Business" 에 유난히 시선이 간다.
훗날 내 인생도 저렇게 정의할 수 있으면 좋겠다.




조금 많이 발췌하면서 이만.
- 그러지 않을 수 없는 주옥같은 얘기들이기 때문에. (물론 이건 극히 일부임)
- 절판 상태라 구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그러나 구할 수 있음)


영화가 말이 안 되는 수준일 때 내가 자주 써먹는 방법을 썼다. 내레이션을 집어 넣는 방법이다. 갑자기 영화의 줄거리가 부드럽게 연결되고 이야기가 분명해졌다.

나를 칭찬했던 부서 책임자는 많은 보너스를 받았다. 나는 아무것도 받은게 없었다. 화가 났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냈다. 유럽으로 가서 세계를 보는 것이다. 하루종일 남이 쓴 시나리오를 쌓아 놓은 책상 앞에 앉아있는 내 모습이 정말 싫었다.

나는 질서 자체를 깨뜨리려는 사람은 아니다. 그러나 뭔가를 해보려고 하는데 규정이 문제가 된다면, 어떤 식으로든 법적인 근거를 찾아서라도 그 규정을 바꾸고 내가 원하는 대로 해왔다.

"지금은 자네한테 한푼도 못 줄 형편이야. 그런데, 자네는 시나리오를 한 편 써주면 얼마나 받나?" 하고 물었다. "전에는 4천 달러 받았어요." 라고 바니가 대답했다. "좋아, 2천 달러만 투자하게. 그럼 자네를 감독으로 데뷔시켜 줄게."
이제 제대로 된 제작자가 된 것 같았다.

우리는 리퍼트 배급 회사의 제의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선수금을 주겠다는 회사는 거기밖에 없었으니까.(중략) 저예산 영화 제작의 함정이 바로 이런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있는 돈, 없는 돈을 끌어 모아서 영화를 만든다. 그리고 배급한다. 영화가 배급되어 수입이 들어오려면 1년을 기다려야 한다. 그 1년동안 아무 일도 할 수 없다.

예산이 빠듯해서 배우를 많이 쓸 수가 없었다. 그래서 저예산 영화 제작을 위한 중요한 수단 중의 하나인 '고립된 상황'을 설정했다. 6만 달러는 예를 들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같은 영화의 한 장면 촬영도 불가능한 예산이다.

인디언이 나오는 장면은 필름 라이브러리에서 샀다. 자욱한 먼지를 뚫고 인디언들이 말을 타고 달리는 장면을 보는 관객들은 그 필름이 어디서 나왔는지는 따지지 않는다.

촬영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힘들어했다. 항상 위트가 있고 농담을 잘 하던 앨리슨 헤이스라는 여배우조차 하루는 나에게 와서 "로저, 어떻게 해야 이 영화에서 빠질 수 있을까요?"라고 물었다.

큰 불이 나는 장면이 필요했다. 사탕수수를 재배하는 사람들은 정기적으로 사탕수수 밭에 불을 질러서 줄기와 덤불들을 태운다. 그때에 맞춰서 그 장면을 찍었다. 그 광경은 10만 달러짜리 영화에서는 결코 볼 수 없는 장면이다.

웨스트우드 지역에서 집을 빌려 촬영을 하고 있는데, 그 옆집에 한 노파가 살고 있었다. 그 노파는 우리에게서 돈을 뜯어내려는 생각에서 스프링클러를 틀어놓고 그걸 꺼주는 대가로 돈을 내라고 했다. 게다가 그걸 틀어놓지 않으면 잔디가 상할지 모르니 그에 대한 보상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나는 조감독을 보내서 내 답을 전했다. "스프링클러가 켜져 있는 배경을 놓고 촬영하니 아주 그림이 좋다. 그러니 밤새 그걸 틀어준다면 물 값을 지불하겠다. 단, 조건이 있다. 여러 장면을 계속해서 촬영해야 하니까 잠시라도 스프링클러를 끄면 안 된다." (중략) 그래서 스프링클러 배경 없이 촬영을 했다.

다른 사람을 찾을 시간이 없었다. 그래서 그 역할을 내가 직접 하기로 결정했다. 내가 스키를 탈 줄 모르고 독일어도 할 줄 모른다는 사실만 빼면 전혀 문제가 없었다.

문제는 그리스 제작자들이 노조를 인정하지 않고 스태프들을 마구잡이로 부려먹는다는 데 있었다. 그래서 나는 스태프들 대표와 계약을 체결했고, 임금을 주급 5달러로 인상했다. 그 결과, 나는 그리스 최초로 노조를 만든 제작자가 됐고 그리스 영화 노조는 그날 탄생했다.


로저는 절대 남을 위해서 일을 하지 않는다. 그 대신 남이 그를 위해서 일을 하게 만든다. 대단한 설득력을 지닌 사람이다.(중략) 나는 한창 인기있던 비제이 킹이라는 우등생 금발 미녀를 핑계댔다. "비제이와 함께라면 해볼수도 있지"라고. 한 시간도 안돼서 나는 비제이와 같이 모금을 하러 돌아다니고 있었다. 물론, 로저의 솜씨였다. 그는 누구에게든, 무슨 말이든 할 수 있는 친구였다.
- 리처드 슈프

콧구멍을 넓히는 데 쓰는 코마개도 쓰지 않고, 그냥 검은 분장만 한 채 인디언으로 출연했다. 일주일 후에 로저가 말했다. "카우보이 역 하나 맡으시겠소?" "좋죠,하겠습니다. 영화를 또 한 편 찍으시나보죠?" "아뇨,같은 영화예요." 그래서 나는 한 영화에서 인디언과 카우보이로 출연했고, 영화 끝에서 나는 내 총에 맞아 죽는다.
- 딕 밀러

한 영화 안에서 세 번 죽고, 자신의 장례식에 참석해 본 배우는 나밖에 없다.(중략)
"여기서 뭐하고 있어?" "로저, 이건 내 장례식이야. 부족민들이 내 죽음에 애도를 표하고 있다고." "아무도 널 못 알아봐. 가서 장례식에서 북치는 사람 역할을 해." - 비치 디커슨

로저는 항상 직선적이었다. 그는 결코 다른 사람에게 헛된 희망을 불어넣지 않는다. 상대방이 무엇을 해야하고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를 분명하게 말하곤 했다. 그와 같이 일했다는 것은 돈보다도 더 소중한 경험이었다.
-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그가 유럽 촬영에 데려갈 만한 녹음 기사 하나 아는 사람 없느냐고 했다. 나는 "그럼요. 잘 알죠. 제가 바로 그 사람이에요" 라고 대답했다. 나는 즉시 사무실 창고에서 나그라 녹음기를 꺼내 집으로 가서 제품 사용법 안내서를 읽었다.
-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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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푸니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책 정보 고맙습니다. 꼭 읽어보고 싶군요.

    2010/08/18 09:14
  2. 레블  수정/삭제  댓글쓰기

    '조금' 발췌한게 아니군요. ㅎㅎ

    2010/08/20 12:53
  3. 마늘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이사람 참 멋지네요..ㅎㅎ

    2010/08/24 00:31
    • angryinch  수정/삭제

      아 네ㅋㅋ 책머리에 아내에게 바친다고 돼있고 내용중에도 많이 언급하는데.. 아내가 무지 부러워지는걸 보니 멋진사람인듯해요ㅋ 감사합니다^^

      2010/08/24 09:33

아웃라이어(OUTLIERS)
카테고리 자기계발
지은이 말콤 글래드웰 (김영사, 2009년)
상세보기

안녕하세요.
오래간만에 인사드리는 haveuheard입니다.
마루날님의 리뷰에 이어 이번엔 '아웃라이어'를 옹호하는 리뷰입니다.


인권운동가 오창익씨의 저서인 '십중팔구 한국에만 있는' 에는 최근의 한국에 더이상 '개천에서 용난다' 라는 말은 통용되기 어렵다고 합니다. 대신 '개천에서 용쓴다' 라는 이야기만 가능하다고 하네요. 
십중팔구 한국에만 있는 상세보기

다시 이야기하자면 인간의 출생때부터 부여된 '사회적 계급'을 개인의 노력이나 재능만으로 뛰어넘기에는 지금의 사회 시스템이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겠지요.
이 책 '아웃라이어'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읽어보면 분명 도움되는 구석이 있는 책입니다.


말콤 글래드웰은 전작 '티핑 포인트', '블링크' 에서와 마찬가지로 전문적인 심리학 관련 연구와 실제 사례를 드라마틱하게 조합하여 읽기 쉽고 사회에 이슈를 던져주는 영향력 있는 글을 써오고 있지요.


이 책은 마루날님이 언급하신 '1만 시간의 법칙', 즉, 개인이 뛰어난 인재가 되기 위해 노력할 조건 (하루에 3시간 이상씩 10년 정도가 1만 시간입니다) 부터 이야기를 시작하여 점점 그 범위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 빌 게이츠가 컴퓨터실이 있는 부유한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않았다면, 과연 그렇게까지 성공할 수 있었을까?
- 스티브 잡스가 실리콘밸리의 HP직원들 집 근처에 살지 않았다면, 어렸을 적부터 컴퓨터를 만지작거릴 수 있었을까?


이러한 질문들로 개인이 '인재'가 되기 위해서는 1만 시간 뿐 아니라 주어진 사회환경도 중요한 요인임을 밝혀나갑니다. '사회환경 요인'은 너무도 복잡하게 많은 요소들이 얽혀 있지만, 글래드웰은 크게 '주변 환경, 시기적 환경, 문화적 환경'의 요인으로 이를 정리하고 있습니다. 쭉 읽었을 때 챕터 간 연결성이 떨어지는 느낌은 이러한 길고 복잡한 이야기를 짧은 책 한 권에 넣었기 때문인 듯 해요.


'아웃라이어'의 의도는 무엇이었을까요?
제 의견에, 이 책은 자기계발서의 범주와는 거리가 멀고, 그의 전작들처럼 마케팅에 적용할 책도 아닙니다.
'아웃라이어'는 앞에서 언급한 '십중팔구 한국에만 있는' 이나 박노자의 '당신들의 대한민국' 과 같이 사회적 시스템의 문제를 들추어내고, 개선을 요구하는 책입니다.
(특히 복지와 계급문화에 대해서요, 그러면서도 '왼쪽'냄새는 나지 않는 것이 신기하죠)


우리는 김연아나 박태환에 열광하면서도, 왜 열광하는지에 대한 이유는 종종 잊곤 합니다.
척박하고 불가능해 보이는 환경에서 자라난 '인재'만이 대단한 걸까요?
'아웃라이어'는 '인재'를 기를 수 있는 사회, 개천에서 용 날 수 있는 사회를 요구하는 책입니다.


p.s 마지막 챕터 'KAL기 추락사고' 관련 문화적 환경요인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이 책도 추천합니다.
생각의 지도
카테고리 인문
지은이 리처드 니스벳 (김영사, 2004년)
상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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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앱스토어의 히든 리스크, Complexity

숨겨진 보석 2009/04/23 08:30 Posted by 퓨처 워커
"복잡성이 효과적인 마케팅의 적이라면 단순함은 그야말로 성배다."
 - 잭 트라우트, <포지셔닝>의 저자

그  나물에 그 밥?

  국내 개발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불러 일으켰던 SKT의 Open Marketplace에 대한 내용이 아래 링크에 공개되었다. (참조 :  SKT 모바일 콘텐츠 오픈 마켓)


  나름 꽤 오랜 준비 기간동안 투자했다고 들었는데 결국 뚜껑을 열어보니 그리 새로운 접근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내가 가장 기대했던 것은 SKT가 자신들의 단말기에 어떻게 단말 플랫폼에 대한 통합된 비전을 제시할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이었다. 하지만 진정한 "Vision"은 없었다고 생각된다. 오늘 여기서는 SKT가 발표하지 않은 "정책"에 대한 것이 아니라 그냥 "복잡성"에 대한 얘기만 하려고 한다.

  아래 그림은 발표 자료 "SK Telecom Open Market Place 개발환경 개요"라는 문서 내용의 일부이다.


  결국 그림대로라면 3rd Party는 WIPI C쓰든지 GNEX를 쓰던지 기존의 환경에서 게임을 개발할 수 있다. 그리고 COGP 변환툴을 써서 컴파일하면 Windows Mobile를 시작으로 COGP가 지원하는 다양한 스마트폰OS용으로 자동 변환된다. 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 물론 Wiget은 별도로 Widget Studio로 따로 개발하고, WIPI C는 기존의 개발툴이 어려우니 MUIF를 사용하면 좋을 것이다. 이 또한 즐거운 일이 아닌가? 하지만 그게 정말 문제가 없을까? 변환하면 테스트한번 없이 동작할 수 있을까?

단말 S/W 개발, 뭘 써야 하는거야?

  그럼 어떻게 하란 말인가? 만약 새로 SKT Marketplace에 콘텐츠를 개발하려면 뭘 써야 하는건가? WIPI C, GNEX, COGP, Windows Mobile, Widget?  어렵다.

  개발툴이나 언어는 그렇다고 치자. 그럼 기존과 달라진 게 뭔가? WIPI C를 써서 여직까지 잘 개발했었고, GNEX를 써서 다양한 CP들이 잘 개발해오지 않았는가. 물론 기존과는 달리 콘텐츠 등록 과정에서 이제 "은총"이라는 얘기를 들을  일은 줄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그것만 없어지면 상점에 고객들이 모이는 것일까?

꼭 공부 못하는 얘들이 올100 받겠다고 떠든다.

  요새 세계적인 통신사들은 모두 단말 플랫폼을 줄이고 있따. T-Mobile은 안드로이드에 집중하는 분위기이고, Verizon, Softbank, China Mobile, Vodafone은 최소한 Widget 플랫폼 만큼은 자기들 회원 10억명에게 통합해서 제공하겠다고 JIL이라는 벤처를 만드는 세상이다. AT&T는 다양하게 단말을 도입하지만 결국 그들 컨버전스 전략의 핵심은 iPhoneOS과 가장 잘 Align되어 있다. 다들 줄이는 상황인데 우리는 늘리고 있다. 도대체 이걸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COGP를 밀거면 확실하게 COGP가 미래고 WIPI는 단계적으로 포기하겠다고 하던가. 아니면 RTOS용은 WIPI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고 하고 당분간 국내에서 많이 팔리지도 않을 스마트폰은 그냥 지켜보겠다고 하는게 오히려 솔직한 것이 아닐까? 물론 내가 말한 것도 정답은 아니다.그렇다고 모든 것을 다 하겠다고 하는 건 복잡성만을 가중시키는 것은 제일 하수인 전략이라는 얘기다.

왜 복잡성이 문제인가, 이 책을 추천한다.

여기 Platform을 고민하는 분들께 추천 서적이 있다. 아래는 책에서 인용한 문구이다. 여러번 되새김길 해 보시길

"바보들은 복잡함을 무시하고, 실용주의자들은 복잡함을 참아낸다.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복잡함을 회피한다.
하지만 천재들은 복잡함을 덜어낸다."
- 앨런 펄리스, 컴퓨터 과학자, 예일대학교 교수

우리는 천재가 될 수 없는 걸까?

머리가 복잡해 잠이 오지 않는 밤에
퓨처워커들의 마이클
http://futurewalker.kr
2009년 4월 23일


히든 리스크 - 10점
존 마리오티 지음, 김원호 옮김/비즈니스맵

참조 
    4월 13일 정책설명회 발표자료 & V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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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oldtype  수정/삭제  댓글쓰기

    처음에는 개인 블로그에 쓰실 IT 관련 글이 잘못 올라온 줄 알았습니다. 책에 대한 이야기가 마지막에 나오니까 오히려 궁금증이 생겨서 더 읽고 싶어지는걸요^^

    2009/04/24 02:12
  2. 지킬박수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부 못하는 애들이 올 100 맞겠다고 떠든다"?^^ 무척 재미있는 비유로군요.
    어떤 이들은 SKT가 역시 한 발 앞서간다는 말도 하던데요,
    한 번 훑어 봐야겠습니다.

    2009/04/26 21:12
    • 퓨처 워커  수정/삭제

      물론 국내 다른 통신사에 비해서 "한발 앞서간다"라고 평가할 수는 있겠지요. 그 한발 앞이 한번 먼저 삽질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몇 마디 써 봤습니다.

      2009/04/27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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